아터 〈비움전〉
<아터 비움 전>
2012.12.08(sat)-12.21(fri)
비워내는 작업, 비어있는 전시
아이들과의 작업은 아이의 일상과 그 느낌이 이미지로 재구성되어 나오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아이의 눈에 들어오는 일상은 눈으로만 하는 관찰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일 때 그 안에서 이미지를 선별하고 형상화하는 과정에 다다릅니다. 관찰력과 감수성으로 이미지를 기억하고 저장한후 평면이나 입체 등 표현방식에 따라 적합한 재료를 선택하고 기억된 이미지를 조합, 해체, 변형을 거쳐 작품이 완성됩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을 하였던 부분은 예술꼬뮤니티 아터에서 진행하는 미적교육의 가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아터에서는 6세부터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년을 아터라는 같은 자리에서 다른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하면서 변해가는 지점들을 느낍니다. 주어진 2시간을 어떻게 무엇으로 채울지에 대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현저하게 떨어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지요.
학교에서는 입시라는 하나의 목표로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몰아가면서 거기에서 적응을 못하고 낙오하는 아이들은 학교공동체의 훼방꾼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져가고 그 과정에서 부모님들의 가치관에 혼란스러움을 겪으면서 개인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아터에서 지향하는 자유로운 미적인 인간은 욕망이라는 즐거움의 세계와 인과라는 목적성의 세계가 ‘즐거움의 목적성’으로 합쳐지는 순간에 비로소 탄생합니다.
아터의 어린이 작가들이 모두 작가가 되길 지향하지 않듯이 모두 표현에 능란할 필요는 없는 것이겠지요. 미적인 체험을 했을 때 느끼는 몰입의 기쁨, 자기치유, 안정감은 내면의 힘을 키워 줄 것입니다. 자기 삶에 대한 주체적인 관점을 갖을 것, 생명에 대한 가치, 아무것도 아닌것의 가치, 함께하는 삶의 힘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미지로 표현되기까지 기다려 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욕망과 즐거움에 대하 고민을 많이 하지만 그 고민을 담아내주는 교육적 접근을 개인의 자기존재성의 문제로 풀어가는데 초점을 맞추어 작업하려고 합니다.
아터는 자유로운 공간이기는 하지만 재미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이 스스로 내면으로 들어가 깊은 심심함을 경험하고 그것이 깊은 창의성을 만들어 내고 이 창의성 피곤한 일상을 치유하는 기재로 작동하길 바라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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