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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빈 화분들> 박상용 <빈 화분들> 박상용 <빈 화분들> 박상용 <빈 화분들> 박상용 <빈 화분들> 박상용 <빈 화분들>

박상용 <빈 화분들>

박상용 Park sang yong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신진 작가 기획 초대전
<빈 화분들>
2013. 8. 17 (Sat) – 2013.8. 31 (Sat)
Opening Reception
2013. 8. 17 (Sat) 6:00PM

박상용현수막 [Converted]

 

대안공간 아트포럼리에서 신진작가 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박상용의 첫 번째 개인전 <빈 화분들>이 개최된다. 그는 대학교를 졸업한 후 사진과 영상분야에서 생계를 위해 한동안 일을 해왔지만, 이제 작가로서의 본격적인 활동과 작업을 하기 위해 사진을 매체로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그가 회화과에서 공부하며 키웠던 예술과 작업에 대한 단상들에서 시작하여 작업을 하기위한 여건을 스스로 만들어가며, 지속해서 구상하고 탐색했던 것들을 작품에 담게 되었다.

전시 제목 ‘빈 화분들’처럼 화분이 있는 사진이 그의 주요 출품작이다. 화면 속 화분을 보면, 식물이 심겨 있는 것이나 실내를 근사하게 장식하기도 하는 매끈한 도자기로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임시로 모종을 키웠을 것 같이 보이는 소박한 화분들이 대부분이다.
이것을 작가가 선택하게 된 계기는 식물이 죽고 난 후 무심히 쌓아 놓은 것들을 어느 날 재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한 무더기의 빈 화분들이여러 장의 사진의 다양한 배경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것은 박상용이 주변지인들을 찾아가 자신을 대신하여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고 그들은 자신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진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옮겨지게 된 피사체, 화분은 작가를 대신하여 사진 찍어 주기로 한 사람들에 의해 자유롭게 배치되어 제각각의 화면을 구성하게 되었다. 차곡차곡 쌓아 일렬로 화분을 세우거나 바닥에 넓게 퍼트려 펼쳐두거나 작가가 포장해온 검은 비닐로 그대로 입구를 매어놓은 채 그냥 두는 등. 실제로 작가의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들이 구성하고자 하는 의도대로 정물을 배치하여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당연히 작가도 이미지를 통해 찍는 사람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연출을 기대했을 것이다.
이렇게 구성된 작품 대부분은 보는 사람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시적인 느낌이나 긴장감보다는 일상적인 정서가 잔잔하게 느껴진다.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단편적인 이미지는 작가를 둘러싼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반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구성된 작가 자신의 신변과 세계에 대한 자신의 처지를 피력하고자 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진을 찍은 이유가 궁금하여 작가에게 묻게 되었는데, 그는 자신만의 사연이 있는 빈 화분을 어느 순간 찍어보고 싶었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업 과정에 참여할 것을 주문하고 싶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작가와 관객, 작품에 대한 관계를 이용하고 만들어지는 형태의 작업과정과 그 방법 자체에 흥미로움을 느꼈다고 말한다.
덧붙여 이 작업의 또 하나의 과정으로 주목할 것은 사진을 찍고 인화하지만 사진으로부터 벗어나고자하는 시도에 있다. 작가가 제작과정을 매개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업을 수행하게 한 매체는 광택이 있는 인화지에 프린트한 전형적인 사진은 아니다. 두툼한 종이, 판화지 표면에 푸른 톤의 색채가 보는 사람의 눈길을 가장 먼저 끈다. 이것은 바로 시아노
타입의 프린트의 효과이다. 작가가 프린트 방법을 시아노 타입으로 한 이유는 어렵지 않고, 저렴하며 사진의 특징을 포함하는 과정이지만 베이스를 만들고 그 위에 약품으로 제조한유제를 바르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사진과 다소 멀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한 그는 전시기간 동안 그 이미지들을 사라지도록 하고, 그 시간을 일정하게 통제하고자 반복적인 실험을 하면서 더욱 수공적인 태도로 과정에 몰입하였다. 여기에 일상의 정물이라는 소재, 사진을 프린트하는 과정과 표면의 질감 등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덧입혀져 마치 사진이라는 기계 이미지를 다시 회화의 내러티브에 따라 재구성하고자 하는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 때문에 여기서 작가의 회화에 대한 입장을 들어 볼 필요가 있다. 작가는 ‘회화가 가지고 있는 태도가 더 좋아 보일 뿐이고, 사진가의 태도는 너무 답답하고 그저 별 매력이 없다고 느껴진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작가는 그가 가진 회화에 대한 입장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카메라라는 기계적인 요소가 개입되는 부분은 다른 사람이 실행하게 하지만 피사체, 그 과정을 풀어가는 방식은 작가가 선택하고 통제한다. 그리고 물질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푸르스름한 색감과 종이를 사용하여 한층 더 회화의 문법을 선취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효과를 위해 그가 사용한 시아노타입은 또한 사진 인화기법 중 하나이며 서서히 사라지는 화면을 위해서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보통 사진은 광학과 화학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통해 시간을 멈추게 하고 대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기록의 매체로써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일반적인 사진이 잡아두고자 하는 대상의 이미지를 사라지게 한다. 그의 사진은 화면 전체가 점점 푸른색으로 변하며 이미지는 천천히 시간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사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의도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리고 전시된 작품으로 회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려는 시도는 마치 색면회화와 같은 입장에 서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박상용은 전시를 보는 관람객들 에게는 회화적인 감상뿐만 아니라 작업 과정을 좀 더 가까이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과정을 설명하고자 시도한다. 이미지의 변화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설치하고, 빛을 받으면서 사라지는 그의 사진 옆에 실제 정물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사라져가는 이미지를 한 번 더 강조하는 것이다. 실제 대상인 화분 무더기는 사진 옆에 남아있지만, 사진은 그냥 청색의 화면으로 침묵하게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로 박상용은 회화를 공부하고 사진을 업으로 삼아 생활하면서도 작품 활동을 하고자 했던 심리적·현실적 갈등에 대처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다. 말하자면 작품 활동과 생활이라는 것이 회화와 사진으로 대변되어 그 중간에 서 있게 된 자신의 처지를 설정하고 현실적인 상황으로 대응하고 해석하고 있다. 작가의 경험과 모색의 축적된 흔적이 더욱 밀도 있고 완성된 작업으로 전진하려면, 이것을 출발점으로 자신의 갈등을 자문하고 성찰한다면 궁색함이나 막힘없는 태도로 방법적인 모색을 넘어서게 될 것이고, 또한 그것을 기대한다. 임종은(전시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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