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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불완전한 시공〉 김민지 〈불완전한 시공〉 김민지 〈불완전한 시공〉 김민지 〈불완전한 시공〉 김민지 〈불완전한 시공〉 김민지 〈불완전한 시공〉

김민지 〈불완전한 시공〉

김민지 Kim Minji

<불완전한 시공>

2014.04.07- 2014.04.22

IMG_5040

sit in inside

김민지의 작업은 익숙한 듯하고 편안한 듯 느껴진다. 그러나 그러한 그림을 조금만 더 응시한다면 결코 그러하지 않음을 금새 알 수 있다. 끈, 나무와 풀, 집, 방, 새와 같은 소재들은 매우 익숙한 풍경이고 이것을 표현한 먹이라는 재료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일상적인 풍경들을 화면 안에 의도적으로 섞어 낯선 의식의 현상을 드러낸다.

특정하지 않은 일상성을 가상의 공간에서 머물게 하는 것은 마치 찰나의 순간을 정지시킨 사진과도 같이 풍경(현상)과 의미를 분리시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불완전한 시공’은 작가가 사회와 개인의 지반에 대한 인식과 그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시도들이 모색되어지는 공간의 불완전함을 은유하고 있는 듯하다.

어릴 적 작가는 부모님의 잦은 부재로 텅 빈 공간 안에서 느꼈던 외로움이 성인이 되어 오히려 익숙한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것을 경험했다. 이렇게 등장하는 텅빈 공간은 원래 불안함을 의미한다. 공간 안으로 들어간 개인은 타인과 단절이 되고 파편화되고 개인화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공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만 삶의 곳곳에서 느낀 문제의식들을 ‘나의 의견’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자의적이거나 타의적인 검열은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취향이나 유행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만을 나누는 것도 관계의 지루하기만 할 뿐이다.

 

<An intial space_2012>는 텅 비어있는 공간에 무엇인지 생성의 흔적을 흐릿하게 표현함으로써 허무와 경계의 심리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작가가 불편함을 외면하고 돌아온 공간은 도피하고자하는 공간이 아니라 생각이 자라나고 스스로 정리하는 주체적인 내적치유의 공간이 된다. 비슷한 시기에 작업한 <string>은 개인의 유기적 관계로 이루어진 사회에 대한 상징적 표현이다. 비록 그 줄은 얇고 지금껏 나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묶여진 그 순간부터는 줄로 인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의 공간이 힘을 갖게 되는 것은 이렇듯 작가가 사회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작업을 병행했음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정체성을 구축하는 사람인데 자신의 내적인 경험을 드러내고 외적인 발언을 시각화시키기까지의 과정은 개인의 공간으로 스스로 인식하고 들어가 앉았기(sit in inside) 때문에 가능한 성취일 것이다.

텅 비어있는 공간은 지반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되기 때문에 생기는 sink hole에 대한 긍정적인 대응이고 작가에게는 현재 딛고 있는 지반을 상징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자기 성찰의 과정이다.

 

김민지 작가는 대학원 졸업 후 작가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의 시도들을 하고 있다. 작업을 하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나무를 엮은 끈처럼 점점 더 촘촘히 자신의 움직임을 사회와 엮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 사회에 머리를 들이밀어 배우고 깨지다 다시 벽 안으로 들어가 무의식을 조우하고 내면을 다지고 나면 비로소 사회를 향해 너와 다르지 않은 나를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작업의 모티브인 무의식의 공간에 의미부여 할 수 있는 sit in inside라는 행위는 유효하며 유효기간도 아직은 길어보인다.

현상을 읽어내는 작가의 사유는 진행 중이다. 생각이 자라나는 공간으로 들어가 앉아있는 작가가 더 이상 공허함을 느끼지 않을 때에 그 힘으로 밖으로 나와 얇은 끈으로 묶은 지시성을 띈 관계보다 살과 삶이 엮인 유기적인 관계까지 담을 수 있는 작업을 기대하고 미리 격려를 보낸다.

-이주연(아트포럼리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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