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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서 〈Room#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 김준서 〈Room#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 김준서 〈Room#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 김준서 〈Room#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 김준서 〈Room#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 김준서 〈Room#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

김준서 〈Room#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

 

<Room#005:전시적 카메라 시점> 웹포스터

 

■ 전   시   명  : Room#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

■ 작   가   명  : 김준서

■ 전 시 기 간 : 2020. 07. 01. (수) – 07. 31. (금)

                      *토 10:00-18:00 / 매주 일요일 휴관

■ 장            소 :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 문            의 : artforum.co.kr T.032_666_5858

■ 기            획 :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 아트디렉터 : 이훈희

■  큐 레 이 터 : 조은영,유상아

 

 

*전시서문

 

김준서, room #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큐레이터 조은영

 

바야흐로 코로나 정국이다. 미증유의 팬데믹 사태로 접어든 지 5개월이 지나가는 지금, 초변화 (超變化)와 초시대 (超時代)의 격랑은 이미 몰아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것은 단연 ‘비대면’과 ‘언택트’, 언택트에 온라인을 합성한 ‘온택트’일 것이다. 더불어 생활 방역의 일상에서 최근 자주 회자되는 트렌드가 바로 ‘뉴 노멀’이다. 뉴 노멀은 사회적 대변혁으로 인해 이전까지 익숙지 않았던 것이 새로운 표준으로 정립되는 상황을 뜻한다. 투자 전문가 맥나미 (Roger McNamee)가 주창한 이 개념은 2000년대 초반의 IT 버블을 기점으로 대개 경제 용어로 사용되었으나, 이제는 코로나로 맞이하게 된 전례 없는 변화의 시기를 통칭하기에 이르렀다.

 

학생 없는 교실과 관객 없는 무대. 이처럼 비일상이 일상이 된 요즈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계는 변화의 시험대 위에 놓였다. 비접촉 온라인 및 디지털 방식에 토대를 둔 플랫폼이 시도되는 한편, 예술을 피부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예술과 예술인의 의미를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7월, 김준서 작가가 대안공간 아트포럼리에서 선보이는 이번 작업도 바로 이와 같은 고민에서 출발한다.

 

# 무의미한 기하학의 변주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구조물은 이곳을 얼핏 기계실 혹은 공장처럼 느껴지게 한다. 공간을 널따랗게 두르는 원형의 좌대는 그것이 목재인 사실만 제외하면, 끊임없이 부품을 조립하여 이동시키는 생산라인을 연상시킨다. 좌대 위로는 마치 칼로 표면을 매끄럽게 썰어낸 듯한 기하학적 구조물이 대여섯씩 층층이 쌓여 있다. 컬러 에코보드로 제작된 이 형상들은 대량 생산된 제품처럼 반복되며 플레이트 위에서 회전을 거듭한다. 전시장 복도를 가로지르는 또 다른 작품은 진열 방식이 한층 더 간결하다. 좌대의 형태만 직선 모양으로 바뀌었을 뿐, 눈에 띄게 인지할 수 있는 대상은 가지런히 놓인 도형들뿐이다.

 

기하학적 형상들은 작가가 꾸준히 활용해온 소재이다. 이번 <전시적 카메라 시점>의 조형물들은 2017년 전시 <between be twins>에서 그가 전시 공간 내에 가득 배치했던 형상을 오밀조밀하게 축소한 것처럼 보인다. 김준서 작가의 지난 전시 <room #003>에서도 기하학적 이미지들은 여러 점의 드로잉으로 재현된 바 있다. 즉 기하학적 형태는 그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형식상의 유사점이라 하겠는데, 작가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이러한 형태는 공간 안에서 무의미하게 사용되는 중립적인 오브제에 불과하다. 작가는 그저 도면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활용하기 편한 직선 형태를 선호할 뿐, 그의 작업에서 조형적인 것들은 어떠한 의미도 내포하지 않는다. 기하학적으로 다양한 변주를 거듭하는 이 조형물들의 제목이 무어라 이름 할 수 없는 ‘무제’들로 붙여진 것은 관람의 주안점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이번 작업에서 목재를 주로 사용한 이유도 제작과 가공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고 작가는 일언의 설명으로 간추린다.

 

#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조형적인 형태에 의미가 없다’는 작가의 발언에서, 우리는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이 기존의 작품 개념에서 탈피해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번 전시의 주제는 조형물에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전시적 카메라 시점’이라는 제목을 다시 곰곰이 더듬어 보자. 전시명을 염두에 두고 공간을 유심히 둘러보면, 실제로 카메라가 이번 전시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무제 1>과 <무제 2>에서 조형물들 사이에 둘러싸인 카메라는 무심한 듯, 그러나 렌즈 앞에 놓인 대상의 면면을 쉴 틈 없이 기록하고 있다. 카메라 렌즈에 포착된 조형물의 모습은 복도 양 옆의 스크린을 통해 화면상에 나타나는데, 그 양상이 자못 생경한 인상을 준다.

 

두 눈으로 직접 바라본 전시 풍경은 분명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들과 평범한 좌대의 조합일 뿐이었다. 하지만 카메라의 시점은 관람자를 흡사 거인국에 입성하는 소인으로 만들어, 오밀조밀하게 조립되었던 도형들이 거대한 물결처럼 보는 이에게 밀려들어오고 스쳐 지나가게 한다. 더구나 <무제 1>은 카메라와 함께 회전하는 T5 조명이 빛을 시시각각 달리 표현함으로써, 형상을 꼭 3D 입체 도형과 같이 비추어낸다. 생소한 광경은 <무제 2>에서도 두드러진다. 소형의 액션 카메라가 조형물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면서, 렌즈에 투영되는 대상이 거대한 오벨리스크를 연상시키며 시야를 채우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습을 가만 보고 있자니 문득 미묘한 혼란에 빠져든다. 작가가 선보이는 작업은 그가 손으로 빚어내고 내가 눈으로 바라보는 조형물인가, 아니면 카메라의 렌즈가 관찰하여 영상으로 실시간 송출되고 있는 형상인가. 전시장은 좌대와 조형물들이 설치된 현실의 공간인가, 스크린에 비친 웹상의 공간인가.

 

# 슬기로운 전시 방식을 향하여

공간은 작가 김준서가 말하는 작품의 요체이다. 공사장이든 운동장이든, 작가는 그가 직접 경험한 공간의 느낌을 전체적으로 활용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 이번 전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고민의 깊이는 오히려 한층 심화되었는데, 요컨대 김준서 작가에게 이번 <전시적 카메라 시점>은 고착화된 전시 형태와 공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작가가 문화예술계의 침체를 호전시킬 수 있는, 명쾌한 전시 방식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전시적 카메라 시점>에서 그가 뚜렷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바는 단 한 가지, 즉 조형물과 조형물을 촬영하는 기계 장치, 그리고 카메라가 대상을 투영하는 상황을 하나의 작품으로 결합한다는 사실 뿐이다. 그리고 작품을 통해 양산될 수 있는 그 밖의 모든 이슈들은 현실화된 팬데믹, 더 근본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직면하면서 작가가 품게 된 ‘더 나은 전시 방식’에 관한 물음을 증폭시켜 나간다.

 

여기서 작가와 아트포럼리에게 공통으로 제기되는 쟁점으로는, 일차적으로 전시 공간을 둘러싼 문제를 들 수 있겠다. 이는 특히 아트포럼리가 ‘포스트 ◯◯◯’ 시대에 직면한 시각 예술의 향방을 주시하면서 현재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현안이기도 하다. 가령 네트워크를 통해 작품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되는 화면을 전시 공간으로 볼 수 있는지, 전시 공간을 정의해왔던 기존의 관습은 과연 타당한지에 관한 의문이다. 이것은 다음의 질문들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작품과 전시 풍경을 송출하는 영상은 예술과 상업의 경계 위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는가? 예술가는 급변하는 시류에 반드시 편승해야 하는가? 예술 작품의 진정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뉴 노멀이 문화예술의 새로운 저변으로 확산되는 오늘의 시점에서, <전시적 카메라 시점>이 던지는 물음은 사뭇 묵직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작가는 일체로 침묵을 지키며 답을 보류한다. 슬기롭게 전시를 향유할 수 있는 방식이란 무엇인지, 판단은 바로 관람자 당신의 몫이다.

 

 

1. 김준서_무제1_2400 x 2400cm_나무, t5조명, 모터_2020

무제1_송출화면

2. 김준서_무제2_4800 x 4800cm_나무, 모터, 체인, 컬러보드_2020

무제2_송출화면

 

 

리플렛

 

***2020년 7월, 대안공간 아트포럼리가 실험적인 전시로 향유자 여러분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바로 김준서 작가님의 <Room #005: 전시적 카메라 시점>인데요, 얼핏 보아서는 최근 많은 전시 공간에서 시도되고 있는 ‘온라인 전시’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하학적인 조형물 – 조형물을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카메라 – 카메라 시점의 영상이 송출되는 스크린 화면. 김준서 작가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결합하여 ‘작품’으로 선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전시는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일까요? <전시적 카메라 시점>은 예술가와 작품, 전시 공간이 가졌던 기존의 의미를 ‘재고’해보고, 급변하는 오늘의 시대 환경에서 보다 나은 전시 방식이란 무엇인지 실마리를 짚어보는 전시입니다.

아트포럼리와 김준서 작가님의 공통된 고민의 흔적들이란 무엇인지, 전시 영상을 보시거나 직접 방문하셔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무제 1>과 <무제 2>은 카메라 시점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이 송출되며, 아트포럼리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스트리밍 재생 시간은 월~금요일 11:00-13:00, 15:00-17:00입니다.
– <무제 1> https://www.youtube.com/channel/UCOqyaO1-CAq60cvELvXc8CA?view_as=subscriber
– <무제 2> https://www.facebook.com/artforum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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