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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성건 kim sung-gun

<김성건 수묵전  Reality in Red>

2005.10.24 (Mon) – 11.6(Sun)

리얼리티의 현장성

이번 전시를 기획하면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현장성이다.

‘그림공장’ 이라는 미술운동단체에서 활동해온 작가의 삶이 현실주의적 감각으로 현장에 대해 발언하고 개입해 들어가는 과정과 그 결과물들을 염두 해 둔 것이다. 또한 현장성과 미적 감각이 균형을 이루며 보기 드문 뚝심으로 집적적인 작업경향을 일관해온 작가를 발굴해낸 성과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개인전을 선보이는 김성건은 ‘붉은 띠’라는 주제로 남한사회의 해묵은 과제들, 통일, 자신의 터전을 빼앗긴 소외된 민중, 힘의 논리에 무력했던 역사적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붉은’색은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이며 또한 이념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다의어로서 작가의 작업세계에 접근하도록 한다.

그의 작업과정은 역사의 일면을 소재로 하여 작업의 매듭을 풀어나가며 객관적인 현실세계에 대한 리얼리티를 찾아가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체험하고 사고한 바를 그림으로 종합해 내는 것, 혹은 삶으로부터 유래하는 자아와 실존을 작품에 투영하는 것이다. 그의 작업을 보면 개인의 역사에 비해 그의 경험과 감수성이 얼마나 많이 단련이 되어있는가를 가늠하게 한다.

김성건의 수묵화는 형식적으로 점을 중첩하여 먹의 농담을 현대적인 미감으로 재해석하여 궁극적으로 리얼리티의 현장성을 역사성의 영역으로 연결, 확대시키고 있다. 이러한 작업방식은 80년대의 민중미술과 다른 지점으로 그는 구상작업을 통해 직접성과 현장성을 최대한 확보하면서도 사실의 미묘한 이면, 진실까지 밀착하여 찾아내고자 한다.

현장성을 전제로 하는 작업이 갤러리의 벽에 걸려 사람들의 관조적 시선을 받게 되는 상황 자체가 일종의 아이러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시 의도와 첫 전시의 모순된 경험이 작가에게 어떠한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까하는 기대가 그에게 쓴 보약이 되길 바라며 현시점에서 현장성에 대한 계속적인 고찰이 필요한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아트포럼리 김성건 전시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