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방주 Korean Ark〉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2016 해외 이종교배 프로젝트 한독 교류 보고전
< 코리안 방주 Korean Ark >
참여작가: 커뮤니티 사슴사냥 – 박명래, 신익균, 유비호, 이능재
전시일정: 2016.12.06(Tue) – 12.23(Fri)
이종교배(Outbreeding system)프로젝트
이종교배프로젝트는 동종교배(유사형질(類似形質) 또는 같은 종(種)끼리의 수정 또는 수분을 한다는 유전학 용어) 를 반복하면 유전자에 결함이 생겨 결국에는 종이 사멸하는 등 환경변화에 동종간 교배의 퇴화 법칙이 있음을 알고 ‘서로 다름’을 교류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생물학적 용어를 상징적으로 차용하였다.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이종교배 프로젝트는 다양성을 전제로 이질적 만남을 생성하는 지역간 예술 교류를 확대하고자 2014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해 온 프로젝트이다.
<Korea Ark>전은 2015년 대안공간 아트포럼리에서 열렸던 ‘독한 쿤스트 Very Painting’ 전에 이어서 열리는 해외이종교배 사업의 일환이다. 우도 져스크 교수, 세바스찬 루드비히, 이 광 세 작가는 쿤스트페어라인64의 이사이자 독일 신표현주의의 맥을 잇는 작가들로 각각 뒤셀도르프와 베를린에서 활동 중이다. 이 세 작가들을 한국에 초대하여 아트포럼리가 운영중이던 레지던시 창작공간에 한달여간 머물며 전시 준비와 더불어 향후 교류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논의했다. 여러 경로를 통한 교감들의 결실로 쿤스트페어라인 64와 대안공간 아트포럼리가 공동기획한 <Korea Ark>전이 8월 독일 베를린 갤러리2에서 진행됐다.
국가를 넘어서는 교류라는 의의가 있으나 ‘지역’과 그 안의 ‘사람과 삶’, ‘예술’에 주목하여 담론을 찾고 각 로컬의 비영리 공간들이 지향하는 만남으로 지역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리서치하여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이 생성되는 교류로서 의미를 다시금 확인하고자 한다. 이종 간의 소통과 결합을 방해하는 동종 간 근대 변증적 트러스트를 구축해가는 지배, 피지배 구조 문화를 확대하여 다양성을 기반으로 재생산 되는 이항대립의 상징적 의미를 구축하는데 논리의 한 축을 세우는 이종교배 기초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박명래, 신익균, 유비호, 이능재 작가는 작가그룹 <커뮤니티 사슴사냥Community stag hunt>의 구성원이다.
커뮤니티 사슴사냥은 2012년 시작한 레지던시 사슴사냥 참여작가들을 중심으로 그해 자생적으로 꾸려졌다. 작가들은 창작을 매개로 만난 관계이지만 네트워크를 넘어서 공생해야하는 동료임을 인지한 공동체이길 바라고 경제적인 부분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경제 공동체를 지향한다. 조각, 영상, 설치, 사진, 회화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서로의 장점을 모아 사회적 현상에 하나의 주제로 모아지는 공공예술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끊임없이 ‘융복합’을 중심으로 관점과 시도들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기획은 ‘동종’에 다른 지역이라는 ‘이종’이라는 의미, 각 로컬의 행위를 동종간 이종교배라 의미부여 하며 이종 교배를 요구하는 시류에 즐거이 동승하고자 한다. 이종교배프로젝트 <코리아 방주>전은 근친상간의 금지를 지반으로 한 문명의 지반 속에 인간의 호혜적 교환물, 작품 교류로 이항대립의 근거를 생산하며 관계망이라는 이종교배의 준거를 만들어준 쿤스트페어라인64, 갤러리2에 감사를 드린다.
신데렐라의 계모가 친모와 같은, 가족의 구성체로 딸들과 함께 행복한 이후를 애기하는, 권성징악의 바름을 배타적 관계설정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닌 인류의 역사는 이종교배의 준거틀로 진행되었다는 해피앤딩의 결말을 바라듯 우리의 시작도 함께 그러하기를 기대한다.
대안공간아트포럼리 아트디렉터&대표 이 훈희
코리안 방주(Korean Ark)는 한국전쟁이후 분단된 상황에서 진행되어오고 있는 남한의 정치적, 사회적, 인식적 변화의 한계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전시이다. Korea는 해방이후 이념 노선이 첨예하게 다른 두 국가 체제(북한은 사회주의, 남한은 자유민주주의)를 각각 구축해왔다. 특히 남한은 한국전쟁후 폐허가 된 국가시스템을 재건하고자 때때로 이념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북한과 경쟁하며, 군사력 증강과 경제 성장에 집중해 오곤하였으나, 불안한 국내외 정치적 상황에서 산업화, 정보화, 세계화를 이끌어내었다.
이러한 성장과 다르게, 남한사회는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해나갈 수 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상대에 대한 배려가 유난히 미약한 상태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사회는 충효사상에 입각한 유교문화가 사회저변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20세기 초 열강의 침략과 함께 찾아온 식민지시대의 문화말살정책과 한국전쟁이후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부족과 경제정책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인본(人本)을 중심으로 구축돼야할 사회를 만들지 못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희망 가능한 영역이 상실된 국가에서 예술가로서 취해야할 태도는 외연적 성장과 전시적 효과를 위한 것이 아닌, 인간의 내적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작은 움직임, 바램 등으로 이를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 전시를 기획한 기획자와 참여작가는 한국분단이후 폐허된 땅에 희생으로 경제성장을 이끈 아버지 세대 이후, 남한의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체득하며 성장한 세대이다. 이들은 한국사회의 깊은 무의식에 자리하고 있는 봉건적 위계질서와 강압적 희생을 요구하는 권위주의적 통념을 부정한다.
코리안 방주(Korean Ark)는 현재를 극복해나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하여, 양보와 희생을 강요당했던 이들을 애도하고, 사회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지탱하고 있는 노동의 생명에 존경을 표하며, 역사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산,들,강 등에 깃든 자연의 혼령에 염원을 담아 지속적으로 나아갈 것이다. 비록 불안하게 나아갈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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