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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th 현대퓨처넷 미디어아트 공모 선정작가展

현대퓨처넷 전시
현대퓨처넷 전시

아트포럼리가 주관하는 하트애비뉴(H/ART AveNEW)는 현대퓨처넷 기업의 사회공헌 일환으로 추진하는 미디어아트 공모전이다. 주로 광고를 전달하는 도심 옥외 사이니지에 지속가능한 지구를  의미하는 Re.Green을 주제로 작품을 선정, 전시함으로써 공공 전시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국내 미디어아티스트의 창작활동에 기여한다. 

하트애비뉴는 현업 미디어아티스트(작가부문)뿐 아니라 전공과 무관하게 미디어아트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도 참가 기회(일반부문)를 열어 두었다. 여기에 동시대적 주제 의식, 선정작가와 미술계 전문가가 만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더해 차별화된 공모전으로 자리 잡았으며,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지난 4월부터 35일간의 공모기간 이후 서류심사와 현장송출 및 인터뷰 심사를 거쳐 작가부문에 조영각, 장진승, 일반부문 서연주를 선정했다. 

현대퓨처넷 현대면세점
현대퓨처넷 현대면세점

가장 무더운 7-8월 동안 전문가 큐레이팅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고 실제 송출환경에서의 테스트와 수정작업을 거듭한 끝에 10월 14일 시상식을 시작으로 전시로 선보이게 되었다.

전시장소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더현대 서울, 현대백화점 천호점, 한섬빌딩이다.

전시일정과 순서는

조영각 ‘문자림(文字林)(Char-forest)’ : 2026. 10.14-10.27

서연주 ‘ONE OF THEM’ : 2026. 10.28-11.10.

장진승 ‘기계적 착생(Machinic Epiphyte)’:2026. 11.11-11.24 순이다. 

조영각은 동시대 사회의 다층적 질서와 복합적 층위를 관통하는 예술적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사물과 사회, 사실과 서사의 인터페이스에 주목하고 이를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해석하고 구현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문자림(文字林) (Char-forest)>(2026)은 기상청 서울 종관기상관측(ASOS)이 약 10년간 축적한 기온·강수·바람·기압·습도의 관측값과 도시 녹지·산림 면적, 탄소·환경 통계, 생태 문헌을 공공데이터로 수집해 일차 재료로 삼는다. 인공지능이 코드 작성을 보조하고, 작가는 형태를 그리는 대신 데이터를 문자와 숫자로 변환하는 규칙을 설계한다. 관측값의 분포와 변동은 글자의 밀도와 배열이 되고, 통계와 문헌의 텍스트는 그 배열의 언어가 된다.

문자와 숫자는 화면 위에서 숲으로 자라나, 멀리서는 무성한 식생으로 보이고 가까이서는 10년 치 날씨와 도시의 녹색 기록으로 해체된다. 이 숲은 상업의 이미지가 흐르던 도시의 외벽에 스며들어 표면의 질서를 교란하고 재구조화한다. 매끈한 녹색을 기대한 시선과 어긋나는, 때로 원하지 않는 이 이미지는 인공적으로 구성된 지능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숲마저 문자와 숫자의 배열로만 읽어 내는 낯선 눈을 드러낸다. 측정된 자연은 한 폭의 통계 그림으로 응결되지만, 그 그림은 도시에 온전히 동화되지 않은 채 측정되지 않는 것의 자리를 묻는다.


장진승의 〈기계적 착생(Machinic Epiphyte)〉은 실제 건축의 구조와 비례를 출발점으로, 그 표면에서 착생하듯 자라나는 가상적 구조와 시공간을 상상하는 장소특정적 영상 실험이다. LED 속 이미지는 실제 파사드의 창과 격자, 층위를 따라 정렬되지만, 점차 이를 변형하고 확장하며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또 하나의 환경으로 증식한다. 건축과 식물, 인간과 기계의 형상은 서로 뒤섞이며 물리적 현실과 가상적 이미지 사이에 불확정적인 공간을 형성한다. 실제 건축을 하나의 숙주이자 생성 조건으로 삼아, 그로부터 서로 다른 존재와 구조가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환경으로 파생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가상의 시공간에서 인간과 기계는 주체와 도구라는 고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서로의 감각과 행위를 매개하고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특정 장소의 물리적 구조는 이미지의 생성 원리로 전환되고, 가상에서 변이된 구조는 다시 실제 건축의 표면에 중첩되며 현실과 시뮬레이션의 경계를 교란한다. 《기계적 착생》은 이러한 순환을 통해 도시를 완결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 이미지와 생태, 현실과 가상이 서로에게 착생하며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환경으로 바라본다. 작품은 그 관계 속에서 인간과 기계의 역할이 어떻게 새롭게 배치되고, 현실의 조건으로부터 또 다른 시공간이 생성될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서연주_ONE OF THEM_단채널 영상_00:01:00_2026

인간과 인간 이후를 상상하며 이질적이고 모순된 것들의 합을 표현하고자 하는 서연주는 ‘공생’ 이란 서로 다른 종이 공존하는 상태를 넘어, 모든 존재가 서로의 일부로 살아가는 감각임을 제안한다. 생명은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서로의 죽음과 탄생 위에서 이어지는 거대한 공생 시스템이며, 죽음 또한 끝이 아닌 또 다른 생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특히 인간 중심적 관점을 벗어나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동등한 위치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내며, 지속가능한 미래란 결국 모든 존재가 서로를 소비하는 관계가 아닌 순환과 공생의 관계 속에 놓이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미지의 공간 속에서 불분명한 종의 생명체가 태어난다. 이는 모든 생명 이전의 ‘원초적 생명’ 혹은 생명의 근원적 상태를 상징한다. 이 생명체는 성장과 변이, 분해를 반복하고, 그 잔해 속에서 인간과 동물, 식물의 형상이 드러난다. 이들은 서로를 침범하거나 지배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의 몸을 지나며 새로운 형태로 공존한다. 이는 포스트 휴머니즘적 관점 아래 종의 위계를 해체하고, 인간과 비인간 존재 간의 수평적 관계와 공생 가능성을 시각화한 것이다. 

 -아트포럼리 책임큐레이터 이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