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소정 〈낯선 섬에 떨어지다〉
제소정 Je So jeong
<낯선 섬에 떨어지다>
2011.6.10(fri) – 2011.6.30(sat)
나는 익숙한 일상의 이면에 숨겨진 개인적 감성을 가지고 현실을 재구성한 내러티브와 함께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풀어낸다. 우선 내가 접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 나의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지점의 심리적 풍경을 찾아내어 이야기를 담아 그려가고, 사적인 영역에서 재탄생되는 풍경들을 통해 일상적인 공통의 삶 또한 재인식 하고자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면속의 세계는 현실적 세계와 초현실적 세계가 혼재하는 허구이지만 비가시적인 실상이 드러나는 내가 바라보는 실제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접한 사건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많은 이미지와 그 기억과 연관되어 있는 물성들, 다시 그것에서 파생되는 무의식중의 감정들과 함께 내 주변에 실재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이같이 나는 치열하고 복잡한 삶의 현실을 수많은 이미지들과 함께 알레고리들의 나열이라는 내러티브 방식을 통해 드러낸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물들은 에스키스 안에서 주제나 감정에 의해 떠올린 이미지들을 형상화해 반복한 것이거나, 테마와 관련된 기억의 파편 속에서 끄집어낸 하나하나의 이미지들이 대부분이기에 사실상 각각의 의미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서로서로를 보완하는 매개체인 요소들과 함께 이야기로 연결시킴으로써 하나의 가상현실을 구현한다.
내 작품에서 바로 주목할 수 있는 요소는 나체의 여성들이다. 내가 주로 작품에 등장시키고 있는 여성의 모태는 내 어머니에 의한 ‘한국 여성의 모습’에 대한 잔상이다. 여성으로서 느끼고 있는 한국사회 속 시스템의 뿌리 깊은 가족의식과 관습, 질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에 대한 관심은 내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근원이 된다. 결국 본인이 느끼고 있던 구세대적 부정적 사건들이 끊임없이 되풀이되어 나 자신에게도 적용되면서 작품에서 그 불안감이 극대화되어 은유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처럼 나의 작업은 무의식 세계 안에서의 갖가지 심리적 충격과 현실에 기인한 기억이 가진 개체의 질서가 마구 혼동되면서 궁극적으로 인간집단의 풍경에 대한 관심이 하나의 이야기를 가시화한다. 이로써 보편적인 가치와 의미들에서 벗어난 캐릭터와 풍경의 묘사로 현실사회를 색다른 이야기로 마주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사회의 진정한 모습을 환기시키고 본인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지만 인간 본연이 지닌 공통된 감성을 공유하고자 한다.
Submi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