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진
이종진 Lee jong-jin
2005.3.07(Mon) -3.27(Sun)
아트포럼리에서 두 번째로 기획한 이종진 전은 10여년간의 한국에서의 작가 활동을 끝으로 34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나는 작가에 대한 환송과 격려의 자리이다.
그의 작업은 사회적, 현실적 조건과 내면의 욕망 사이에서 고뇌하며 작가의 자리를 지켜온 자신에 대한 치유와 다짐의 과정이라 보여진다.
구름과 그사이를 뚫고 터져 나온 빛으로 가득한 몽환적인 하늘위에 선명하게 그려진 시계와 암모나이트, 나비는 그의 작업세계를 이해하는 단초일 것이다. 그의 하늘은 봄날의 화창한 하늘이기도 하고 서슬 푸른 날이 뭉쳐진 하늘이기도 하다. 그런 하늘을 지탱하는 것은 낯익은 시계와 중생대의 화석 암모나이트이다. 화면 한쪽의 시계는 현실에서 억압하는 사회적 질서와 봉쇄된 감성에 대한 인식으로 표현되고 또 한쪽은 아주 오랫동안 묵혀와 이제는 표상이 되어버린 욕망이 화석으로 은유되어 환상적으로 존재한다
대칭적으로 구성된 화면은 응축된 에너지에 비해 담담하게 읽힌다. 욕망은 현실적인 결핍에 대한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그 한계를 극복하고 스스로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로 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작업에 드러난 일관적인 모티브는 가상의 현실속에서 재설정된 그 만의 존재론적 의미일 것이다.
이제 그는 정제된 가상의 현실에서 또다른 탈주를 꾀한다.
작가의 생존 생환의 공간에서 계속적인 탈주를 이행하는 그의 아름다운 실천이 어떻게 전이, 전환 될지에 관한 기대와 더불어 새롭게 펼쳐질 가상의 현실이 낙관성으로 점철되길 기원한다.
■아트포럼리 아트디렉터 이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