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선, 좌혜선 2인전
■ 전 시 명 : 기다리는 사람, 소외된 공간
■ 참 여 작 가 : 양화선, 좌혜선
■ 전 시 기 간 : 2020. 01. 17 ~ 02. 11
■ 운 영 시 간 : 월–토 10:00-18:00 / 매주 일요일 휴관
■ 장 소 : 대안공간아트포럼리
■ 문 의 : artforum.co.kr T.032_666_5858
■ 기 획 : 대안공간아트포럼리
■ 아트디렉터 : 이훈희
■ 오프닝 리셉션: 2020. 01. 17 오후 6시
양화선과 좌혜선의 2인전을 아트포럼리에서 개최합니다. 1983년 제주생 양화선 작가와 1984년 제주생 좌혜선 작가는 1980년대에 태어나 1990년대에 충실한 미술 교육을 받고 2000년대에 미술대학을 다니고 경력을 쌓아 2010년 이후로 전업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 비슷한 교육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가로서의 삶의 방식과 작업의 방식을 구축해나갔는지를 살피는 일은 작업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 세대를 돌아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같은 미술부에서 활동한 이력을 가진 이들이 동양화와 서양화라는 서로 다른 전공을 택해 서울로 대학을 진학합니다. 한 명은 국내 대학원을 거쳐 외국으로 유학을 하고, 한 명은 대학원 조교를 거쳐 학교에서 지도를 하며 본인의 작업을 해 나갑니다. 주변인들을 유심히 살피길 좋아하는 좌혜선 작가는 검은색의 목탄과 먹을 써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그리고,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양화선 작가는 안전 지대라고 여겨지는 공간들을 그리거나 소외된 지역들을 찾아 파란 공간을 기록해 냅니다. 두 작가의 그림은 정말 다른 것처럼 느껴지고, 실제로 회화라는 점 말고는 두 작업의 공통점을 찾을래야 찾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전시는 독특하게도 이들의 작품 성향의 유사성 때문이 아닌, 이 두 명의 환경적 시대적 유사성에 주목해 보려 합니다.
<82년생 김지영>이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소설에서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정확히 양화선과 좌혜선 작가가 살아낸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이 작가로서 생존한 이야기는 어쩌면 82년생 김지영의 이야기들과 많은 부분 겹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섬에서 미술교육을 시작하게 된 지점, 육지의 대학으로 떠나야 하는 지점, 또 다시 해외로 유학을 가야 했던 지점, 귀국 후에도 한참을 불안정하게 지내야 하는 작가 지망생들의 시절, 첫 전시의 아찔한 기쁨, 첫 판매의 두근거림 같은 다양한 시기와 감정들을 공유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만약 양화선 작가가 제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만약 좌혜선 작가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만약 양화선 작가가 서양화가 아닌 디자인을 전공했다면, 만약 좌혜선 작가가 사범대에 가버렸다면, 그들의 인생도 많이 달라졌겠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이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보는 일은 생기지 않았겠죠. 무수한 선택과 우연과 기적이 모여 어떤 사건을 만들어내게 되나 봅니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그리는 좌혜선의 작품과 소외된 공간을 그리는 양화선의 작품을 아트포럼리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