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Unknown Artist〉
김기태 Kim kee tae
<Object +interpretation>
2008.4.03(thu) – 2008.4.27(sun)
2008년 대안공간 아트포럼리에서 기획한 상반기 전시프로젝트 object + interpretation 는사진이라는 매체를 매개로 3명의 작가 김기태, 박명래, 로이스(Lois Youmans)를 선정하여 순차적으로 개인전을 개최하는 형식으로 치뤄진다.
캔버스에 실버프린팅 후 회화로의 작업을 재생성 하는 의미(김기태)로서
다른 작가의 작품을 촬영한 후 다시 트리밍 하여 자기화한 의미(박명래)로서
사진 작업 그 순수한 의미(로이스)에서 살펴보게 될 본 전시는 사진의 세부장르를 나누고 파고들어 사진이 갖는 재현의 논리에 보다 직접적인 생성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열리는 김기태 ‘Unknown Artist ‘전은 오랜 이국생활을 정리하며 선보이는 전시이다. 이국에서 그다지 기억되지 않는, 이름없는 작가로서 보내온 시간을 담은 듯한 제목의 흑백사진 위의 이미지들은 대상을 재현, 복사한다는 기계적인 이미지로서의 사진에 붓질을 함으로써 왜 찍었을까?와 무엇을 그린 것인가?의 이중의미 사이에서 작가의 적극적인 의미생성의도를 찾아 볼 수 있다.
작가의 붓끝에서 완성되어진 사진이 빛을 찾아가는 과정을 계속해서 따라가 보고 싶다.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이훈희
“ 나는 사진을 그린다. 사진을 직접 찍고, 현상하고, 캔버스에 집적 인화하며 그 위에 그린다. 사진에 대한 수 없는 견해가 있지만 나는 그 중에 가장 기본적인 속성인 남기고픈 그래서 기억되고픈, 기억하고픈 욕망에 주목하여 작업을 한다. 그래서 사진도 남겨진 사진으로서 흑백사진, 그것도 어느 정도 과거의 기법으로서의 흑백사진(Silver Gelatin Print)이다.
같은 맥락에서 나는 종종 작품제목으로 날짜와 함께 “Forgotten, 또는 Unknown Artist” 라는 타이틀을 이용하곤 한다.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은듯한 몇 줄의 날짜, 잊혀진 장소, 그리고 이름이 남겨 지지 못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설정은 그들의 부재가 바로 성취되지 못한 사진의 욕망으로서 화면 위에 작은 빛으로 또는 꺼져가는 희미한 빛의 덩어리들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그들의 소박한 욕망과 존재의 아우라라고 할 수 있다.
작업의 과정에 있어서 나는 디지털의 방식이 아닌 일일이 수작업을 통한 과거의 방식을 고수한다. 이는 외견상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는 수고로운 나만의 약속과도 같은, 최소한의 진실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인화하는 사진은 전체작품의 밑 작업으로서 그다지 숙련된 사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숙련된 솜씨의 인화는 나의 작업에 그다지 많은 표현의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완벽하게(사진 인화 기법상) 인화된 사진은 그 자체로서 나의 의지를 거부하는 하나의 벽이 되어 버리곤 한다. 사실 다소 어눌한 그래서 미숙해 보이도록 인화하는 것, 그리고 보존이 잘 되지 않아 온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종종 가장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다.
사진이 인화되고 나면 나는 비로소 화가가 된다. 아크릴 물감으로 사진을 보충을 하기도 하고 유화로 내가 원하는 형태로 작품을 이끌어 가다 보면 나는 비로서 빛을 드러내는 두 가지 상반된 표현법-빛이 은판 위에 그려낸 어둠으로서의 빛과 물감이 더해져서 그려진 빛- 의 접점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곧 한 작업의 끝이 되곤 한다.”
■ 김기태 金岐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