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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SPACE ; Room〉 정혜원 〈SPACE ; Room〉 정혜원 〈SPACE ; Room〉 정혜원 〈SPACE ; Room〉 정혜원 〈SPACE ; Room〉 정혜원 〈SPACE ; Room〉

정혜원 〈SPACE ; Room〉

정혜원

<SPACE ;Room>

2010.3.15(mon) – 3.31 (wed)

 

나는 최근에 집에서 일련의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집 구석구석을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형시킨 후 원상 복구하는 작업이다. 한바탕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는 다른 식구들이 오기 전에 설치물들을 말끔히 정리한다. 그리고는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시치미를 떼는 것이다. 설치는 주로 종이를 사용하여 짧게는 2시간, 길게는 1~2주에 걸쳐서 이루어지는데 사진으로 기록된 후에는 단 2시간 이내에 모두 철거되고 공간은 원래 속해있던 일상으로 복귀하게 된다.

나는 안정적인 작업실 없이도 할 수 있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작업하고 있다. 여태까지의 작업은 대부분 집에서 이루어지게 됐다. 작업실이 집이면 많은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어떤 제약은 때로는 흥미로운 규칙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설치 시간과 기간이 공간의 특성상 식구들, 주로 엄마의 스케줄에 따라 조정되고 결정되는 것은 피곤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는 일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전에도 작업공간이 집이 된 예가 적지 않다. 이것은 결국 나의 은둔적인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작품의 핵심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집에서 시작된 작업이 이번에는 밖으로 확장된다. 집에서 작업을 하는 것은 애초에 나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한 번 작업해보고 싶은 다른 공간들이 눈에 띄어 입맛을 다시곤 한다. 그렇게 따지면 작업실은 도처에 있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공간을 잠시 빌려 허락되는 기간과 범위 안에서 작업을 하고 끝나면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 공간에 숨겨진 다양한 모습을 끌어내는 것은, 나에겐 공간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새로운 공간과 맞닥뜨리고 돌아온 나의 작업은 밖으로 나오기 전과 조금은 달라져 있을 것이다. ■정혜원

 

아트포럼리 정혜원

-과정

아트포럼리 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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