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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Sol 〈정의된 이미지〉 Mark&Sol 〈정의된 이미지〉 Mark&Sol 〈정의된 이미지〉 Mark&Sol 〈정의된 이미지〉 Mark&Sol 〈정의된 이미지〉

Mark&Sol 〈정의된 이미지〉

 

 

 

■ 전시명 : 정의된 이미지

■ 작가명 : Mark&Sol

■ 전시기간 : 2019. 11. 15. (금) – 12. 07. (토)

*토 10:00-18:00 / 매주 일요일 휴관

■ 장 소 :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 문 의 : www.artforum.co.kr T.032_666_5858

■ 기 획 :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 아트디렉터 : 이훈희

■ 큐레이터 : 고주안

■ 후 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완결성을 지연시키는 과정

박수지 (독립큐레이터 / AGENCY RARY)

태도와 형식에 대한 논의와 마찬가지로 과정과 결과에 대한 고민은 그 시의가 따로 있지 않다. 또한 둘 사이의 관계 역시 극단에 놓여있거나 서로를 대치하려들지 않는다. 완결된 무언가가 과정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듯, 우리가 쉽게 결과 혹은 완성이라고 일컫는 상태는 늘 무언가의 직전에 위치한다. 더불어 그 상태에 대한 감지 역시 둘러싼 환경, 위치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회화를 전공한 마크와 디자인을 전공한 솔로 구성된 듀오 마크앤솔은 각자의 개별성과 고유성을 드러내기보다 ‘마크앤솔’이라는 하나의 새로운 인물을 구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번 전시 <정의된 이미지>는 마크앤솔이 그의 프로세스를 시각화하는 방법론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미지를 생산하는 예술가의 창작 과정에서 도출된 이미지는 무엇인가?’ ‘과정 속의 이미지는 어떻게 완결성을 지연시키는 동시에 작품으로 존재하는가?’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이미지를 마주할 때 이미 완결된 형태로 인지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어떻게 열어둘 수 있는가?’

 

 

그간 마크앤솔이 다루었던 이미지들은 그들의 사적인 트라우마 혹은 개인적인 기억을 경유했다. 시,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에서 텍스트를 발췌하고 리서치해 차용하거나, 그 주관적 상태를 이미지화시킨 텍스트로 치환하는 형태로 작업을 해왔다. 그들의 작품 안에서 텍스트는 이미지에서 파생된 이미지로 기능한다. 마크앤솔은 이번 <정의된 이미지>의 작품을 일종의 마인드맵이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마인드맵이란 생각의 나열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이미지로 변모된 사고의 매커니즘에 가깝다. ‘마크앤솔’이라는 하나의 인물이 구축해온 이 프로세스 안에서도 일종의 갈등상태가 있다면 그것은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에 대한 영역이다. 솔의 시작점은 데이터와 픽셀이다. 반면 마크에게 있어 이미지가 구성되길 기다리는 하얀 종이는 그 자체로 떨림을 전가시키는 물성이 된다. 이 간극은 캔버스 안에서 하나의 총체적 상태로 재구성된다. 그래서 마크앤솔의 ‘정의된 이미지’는 정의된Justified 이미지와 정의된Defined 이미지 사이의 공간에 머물기를 추구하는 듯 보인다.

 

 

 

아이디어 스케치는 완결된 조형성을 가진 최종본의 이미지가 아니다. 아닐까? ‘완결된 조형성’을 구분하는 기준과 그 기저에 전제된 상태Status는 무엇을 지향하는가? 어쩌면 우리가 그동안 접해왔던 이미지의 대다수는 완결되었다고 여겨지는 이미지들의 계보일 뿐인 것은 아닌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완결성에 대한 질문을 위해 과정을 도드라지게 보여주고자 하는 제스처가 갖는 한계 또한 분명하다. 그것은 결코 전시될 수 없는 상태를 전시하고자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카이브를 그 수집과정 자체로서 여기는 것 이외에 리서치-아카이브-시각화라는 일련의 프로세스 코어에 있는 주관은 별도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 이 주관은 시각화된 이미지의 외피를 통제하고 열어두는 동시에 이러한 형태의 작업을 지속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마인드맵은 사고의 연결고리이기도 하지만 연결되지 않은 상태의 것들을 새롭게 직조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마크앤솔이 ‘생활먼지처럼 나온 드로잉들이 하나로 조합되었을 때 그것을 하나의 데이터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날것의 데이터는 그것을 연결시켜 읽어내는 눈에 따라 언제든 변모할 수 있는 미완결의 원본이다. 열린 구조가 과연 활발한 직조를 담보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기 곤란하다. 다만 마크앤솔이 이번 전시에서 제시하는 질문과 마찬가지로 시도를 거듭할 뿐이다. ‘생각지도 못한 흐름’을 기대하며 이미지를 부지런히 생산할 수밖에 없는 것과 전시 행위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미완결의 상태를 유지하는 가장 진솔한 장소가 전시인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