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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Wrap your troubles in dream〉 박주영 〈Wrap your troubles in dream〉 박주영 〈Wrap your troubles in dream〉 아트포럼리 박주영 박주영 〈Wrap your troubles in dream〉

박주영 〈Wrap your troubles in dream〉

박주영 park Juyoung

< Wrap your troubles in dream >

나는 그리는 작업을 주로 한다. 그리는 것을 잘해서, 라기 보다는 좋으니까 한다는 식이다.
무엇을 그리는 것인지는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 소재들 사이에 별다른 논리적ㆍ형태적 연관성은 없으며 다만 대개 형상이 있는 것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무엇이든 경험하자마자 바로 그림으로 그리지는 않는다. 늘 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추울 때 씨앗을 심었더니 잊어버릴 때 쯤 되자 따뜻한 햇살에 싹이 나오더라는.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소유하고자 하는 것은 강렬한 찰나의 무언가 라는 생각이다. 시간의 틈 사이에 있는 것. 한순간 스쳐갔으나 어쩌면 그 후로 늘 내게 남아 있는 것. 나는 스스로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더욱 매료된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여러 이미지들은 ‘나’를 거쳐서 서로 묶이고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그것은 때로 풍경이나 인물이기도 하고 동물이나 식물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의 일부분으로서 생명력을 얻는다.
시와 시적인 것은 물론 많은 부분에서 전혀 다른 양상을 갖겠지만, 나는 이왕이면 내 그림이 시와 같길 바라고 있다. 내가 아는 한 그것이 가장 내 그림이 지향해야 할 바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시끄럽게 움직이고 생동하는 요란한 세상에서 가만히 정지해 있는 화폭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물며 나 자신이 세상에서 어딘가 비껴난 사람임에랴.
이번 전시는 최근 몇 년간 수채화 작업을 주로 해오던 나에게 다시 유화작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재료가 바뀌면 표현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무척 달라진다는 것을 실감한다. 약간 혼란스러운 것 같기도 하지만 흥분되고 즐거운 기분이다. 수채화 작업에 빠지기 이전에 그렸던 유화 한 점을 꺼내놓고서 나머지 작업들을 그리기 시작하였으므로 대안공간 아트포럼 리에서 이번에 열릴 나의 전시에서는 두 시기의 그림을 같이 선보이기로 한다.
■ 박주영

아트포럼리 박주영